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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불의 노래 : 성광성냥이야기> 사진전에 초대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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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재(demind) (220.122.97.60) |
작성날짜 | 2021-07-18 21:36 | 조회수 | 585 |
기간 : 2021년 7월 19일(월) - 7월 29일(목) 11am-7pm <시놉시스> 경북 의성에는 대한민국 마지막 성냥공장이 있었다. 6.25사변이 끝난 다음 해, 1954년 2월 8일 문을 연 이곳 성광성냥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여 1970년대에는 무려 월 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직원은 160명이 넘었고 농한기에는 의성읍민들에게 부업거리로 성냥갑 만드는 일거리를 주었다. 매일 아침 여공들은 통근버스를 타고 바쁜 걸음으로 저 문을 지나 출근을 했을 것이고, 멀리 사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도 따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 남녀들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다. 요즘으로 치면 그야말로 대기업에서 만나 사내연애를 하다가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였을 것이다. 이들은 성광성냥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월급날마다 통닭파티를 열었다. 그런 성광성냥이 문을 닫은 것은 2013년 11월이다. 1980년대 후반 일회용 가스라이터가 보급되면서 성냥산업은 1차로 타격을 받았고, 2000년이 넘어가면서 값싼 중국산 성냥의 공세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 해 우리나라는 나로호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의성군에서는 타임캡슐 봉안식이 열렸고(이 타임캡슐은 서기 2513년에 개봉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휘어지는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마지막 필름 상영관이었던 시네큐브가 모든 영사기를 디지털로 바꾸면서 35mm 필름영화가 종언을 맞았다. 이 모든 것이 원인이다. 성냥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단편적으로는 라이터와 중국산 성냥이 밀고 들어와서이지만,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안에서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넋 놓고 바라봄과 동시에 그 강물이 도달할 바다를 상상하고 회상에 젖는다. 성냥은 지금쯤 어느 바다에서 그 젖은 몸을 드러내어 추억의 햇빛을 받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어느 먼 훗날 다시 사람들의 주머니에 자리 잡고 불을 환하게 밝히는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몇 장의 사진을 펼쳐내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소중하고 아련한 불의 노래를 기억하고자 한다. - <불의 노래(성광성냥이야기)>(2021, 시화사) 본문 中
의성읍 도동리에 위치한 성광성냥공업사는 1954년 설립되어 2013년 문을 닫을 때까지 60년 가까이 이어 온 지역경제의 핵심 기업이었습니다. 2013년 폐업 이후 방치되다시피 했던 이 공간은 지역민들의 자긍심의 증거이며,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또한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성광성냥공업사는 ‘2019년 유휴공간 문화재생 대상지 공모’에 선정되어 연구용역이 완료되었고, 의성군에서 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경상북도와 문체부 등의 검토를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총 178억 원을 투입하여 문화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유지·보수하고 새롭게 탈바꿈하려는 작업에는 필연적으로 인위적인 방식의 기획과 제반공사와 인테리어가 뒤따르고, 이는 현재 남아 있는 모습으로부터 상당부분 변화되고 구조화된 형태로 바뀔 소지가 다분히 높습니다.새로운 공간으로 꾸며 안전하게 문화를 보존하고 보전하는 일의 중요성 만큼,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지금의 모습을 기억하고 상기하는 것 또한 그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일 것입니다. 사라져 갈 모습에 대한 아쉬움과 새롭게 다가 올 모습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되며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곳.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감성적인 공간의 기억을 영원히 남기고자 본 사진전을 기획하였습니다. _이재 *일요일 전시는 쉽니다. -주최 : 경북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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